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展示 - 新問記事

조각 '자리 찾기 - 리폴레옹' 임형두

http://blog.daum.net/jhmyworld

임형두 세상에서 펌 

글 / 연합뉴스 전북취재본부장 임형두

 

'자리 찾기 - 리폴레옹'

 

                                               '갤러리에 온 동물들'전을 연  김래환 씨의  조각 '자리 찾기-리폴레옹'

 


    작품이 괴이하다. 작품 제목도 수상쩍다.
    웬 고양이가 다른 고양이를 타고서
    불안한 듯 옆을 바라보고 있다.
    둘 다 검은 안경을 썼다.
    제목은 '자리 찾기 - 리폴레옹'.
    이 작품은 백마 탄 나폴레옹 황제의 그림을 패러디한 것이다.
    나폴레옹이 군대를 이끌고 알프스의 설산을 넘는 장면.
    하지만 작품에선 작은 고양이가 큰 고양이를 타고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
    한 손을 들어 진군 방향을 분명히 가리키는 나폴레옹과 달리
    작품 속의 고양이 리폴레옹은
    자신이 탄 고양이의 귀를 잡은 채
    불안한 듯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검은 선글라스까지 썼으니 앞이 제대로 보일 리 만무하다.
   

    작가 김래환 씨에게 물었다.
    무슨 의미냐고.
    그랬더니 웃으며 대답한다.
    지금의 시대 상황을 풍자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고양이가 딛고 있는 것은 둥근 지구.
    어설픈 고양이는 세계화를 외치며 나아가려 하나
    나폴레옹의 말처럼 힘차게 앞으로 질주할지는
    심히 의문이다.
    감상자는 이 작품을 들여다보면서
    현 상황을 걱정과 한숨과 불안 속에 떠올리게 된다.


    다시 물었다.
    '리폴레옹'이 과연 누구냐고.
    그랬더니 김씨는 역시 웃으며 대답한다.
    "꼭 말을 해야 하나요? 거시기해서…. 
    눈 먼 추종자들을 은유하는 고양이를 탄
    선그라스의 주인공이 누굴까요?"
   

    김씨와는 오래 전부터 인연을 맺었다.
    한일월드컵축구대회 때 한국선수단의 인물상을 전시해
    화제를 모았던 그는
    특유의 바지런함과 창의력으로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중국 유학파인 김씨는 한국과 중국의 미술을 잇는
    가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