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展示 - 新問記事

갤러리에 온 동물들 Invitation to a Wondrous House展

갤러리에 온 동물들

Invitation to a Wondrous House展   2010_0429 ▶ 2010_0512 / 백화점 휴무시 휴관

초대일시_2010_0429_목요일_05:00pm

참여작가 강지만_곽수연_김래환_김하림_박향미_이아영_최민건

관람시간 / 10:30am~08:00pm / 백화점 휴무시 휴관

롯데갤러리 대전점_LOTTE GALLERY DAEJEON STORE 대전 서구 괴정동 423-1번지 롯데백화점 8층 Tel. +82.42.601.2827 www.lotteshopping.com

롯데갤러리에서 5월 가정의 달 기획으로『갤러리에 온 동물들 - How much is that doggie in the window?』展을 준비하였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의 모습을 독특하고 참신한 조형언어로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는 작가 분들의 작품들을 전시합니다.

강지만_해프닝_혼합재료_130×97cm_2008

아주 오랜 옛날부터 동물은 예술과 문학의 소재가 되어 왔습니다. 미술만 보더라도 인류가 남긴 가장 오랜 그림 가운데 하나인 라스코 동굴벽화에서는 동물이 인간의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최대 관심사의 하나였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곽수연_일면여구 一面如舊_순지에 채색_162×131cm_2009

우리의 전통미술에서도 동물은 서민의 그림인 풍속화나 종교화는 물론이고 선비의 그림 속에서도 친근한 이웃 같은 소재가 되어왔습니다. 그 모습 또한 위협적이라거나 삶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익살과 풍자로 의인화되거나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인간사의 일부로서 우리나라 사람들 특유의 미감과 자연관을 담은 모습으로 표현되었습니다. 또한 그들은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와 화를 막고 복을 부르는 상징이 되어주었으며 소박한 꿈을 기원하는 민간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김래환_자리찾기-리폴레옹_폴리우레탄, 채색_65×53×30cm_2010

근자에는 사람 곁에 함께 하는 동물을 장난감이라는 의미의 애완동물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반려동물로 부릅니다. 그들은 우리와 삶을 함께하며 무한한 애정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상실감을 이겨낼 수 있는 치유의 힘을 주기도 합니다.

김하림_Hello Cat_디지털 프린트_60×80cm_2010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 미술에서 동물들은 어떤 모습일까요? 고도로 발달한 과학과 물질의 풍요 속에서 현대인들은 자연과 세계로부터 고립된 채 메마른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물들은 여전히 순수한 자연의 일부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고향인 자연으로부터 스스로 고립된 인간들은, 다시금 동물을 통해 자신들의 본질인 자연과의 어렴풋한 끈을 놓지 않으려 합니다.

박향미_물개가 하는 말_패널에 아크릴채색_126×226cm_2010

그러한 점에서 본다면, 오늘날 그림 속에 여전히 등장하는 동물들은 잃어버린 본성에 대한 상기(想起)이며 향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따라서 그 속에서 발견되는 모습은 나 자신이기도 하고 친구나 이웃, 또는 내가 동경해 마지않는 어떤 대상이나 상대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 동물들은 작가의 상상 속에서 만들어져 작가의 바람을 대신하며 또한 우리들의 바람을 대신하는 듯합니다. 아니, 어쩌면 나아가 우리의 생각과 사는 모습을 반영하는 거울 노릇을 하고 있다고 해야겠지요.

이아영_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대_장지에 먹, 채색, 실_116×91cm_2009

만화적 요소가 강하게 느껴지는 강지만의 밝고 경쾌한 화면은 우리에게 즐거운 상상이나 추억 속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또한 동시에 소외와 우울의 이중적 감상이 진하게 베어 있는 일탈을 원하는 현대인의 자화상 인 듯도 보입니다. 곽수연 또한 우리의 민화를 배경으로 하여 개들의 모습을 재치있고 유머러스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화면 속의 개들은 복잡미묘하며 일순 통속적이기도 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김래환은 고양이를 의인화하여 삶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현대인의 내밀하면서도 치열한 공방과 심리적 갈등을 보여줍니다. 김하림의 사진 작업은 세밀한 관찰을 통해 사람의 손에 길들여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고양이 특유의 반짝거리는 눈빛, 사랑스러운 몸짓 등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사적인 공간 안에 여러 가지 동물들을 자유롭게 배치하고 있는 박향미의 작업은 밝은 색채와 변형된 틀로 인해 더욱 자유로운 동화 속 상상의 나라로 우리들을 인도합니다. 이아영은 자신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랑스러운 개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주인을 기다리며 조바심 내기도, 놀이를 통해 행복해 하기도 하며 한없는 애정을 갈구 합니다. 최민건의 개는 우리와 가장 가까운 동물답게, 관성에 이끌려 살아온 지난 삶의 밋밋한 순간의 단편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리고 겹겹이 동여 맨 상흔을 들추어 우리의 무의식 속에 아직 남아있는, 잊고 지내온 소중한 자아를 깨닫게 합니다.

최민건_What the hell am I doing her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116.7cm_2010

전시에는 이처럼 오늘날 미술 속에 나타난 귀엽고도 발칙한, 숨겨둔 속내를 까발린 듯 통쾌한, 혹은 사랑스럽고 유쾌한, 우리의 모습을 대신하는 듯한 동물들이 함께 합니다. 작품 속 동물들과 함께 인간과 동물, 그리고 미술이 함께 만들어내는 현대미술 속 동물의 문화적 의미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 손소정

Vol.20100429d | 갤러리에 온 동물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