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展示 - 新問記事

작가 김래환씨, 도심옥상 미술프로젝트 기획

 

'경천동지'하는 '하늘을 드로잉하다'전 선봬

 

작가 김래환씨, 도심옥상 미술프로젝트 기획 

 

김래환의 '소통과 불통 사이'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건물 옥상은 잉여공간이다. 쓰임새 없이 그저 버려져 있다시피 한다. 또한 옥상은 위험한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발길이 잘 닿지 않는 소외지대다.
    작가는 상식과 고정관념을 뒤집는 사람이다. 그래서 버려지고 잊힌 공간을 새롭게 해석하고 재조명하는 재주를 지녔다. 작가의 손길이 닿으면 예술이 숨쉬는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서울 송파구 충민로에 있는 가든파이브 10층 옥상. 이곳에선 '경천동지(驚天動地)'하는 미술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6월 17일까지 한 달간 열리는 '하늘을 드로잉하다'전이 그것. 옥상이라는 이색공간을 이용해 '자연'과의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조각가 김래환 씨가 기획한 이번 문화숲프로젝트 기획전에는 김씨의 '소통과 불통 사이'를 비롯해 강민규 씨의 '공조', 유미연 씨의 '동백꽃', 이기철 씨의 '여행을 떠나요' 등 젊은 작가 10명의 설치미술품 40점이 선보였다.
    예컨대 김씨의 '소통과 불통'은 시대상을 희화화한 작품이다. 애꾸눈의 고양이 머리 위에 두 마리의 강아지가 올라서서 마냥 좋아하는 장면을 표현했다. 애꾸눈 고양이는 소통과는 담쌓고 사는 불통의 권력을 비유하고 강아지들은 그 머리 꼭대기에서 쾌재를 부르고 싶은 서민들의 욕망을 상징한다.
    이씨의 '여행을 떠나요'는 자연적인 체형에서 벗어난 두 마리의 돼지를 나타냈다. 자연적 체형을 잃어버린 뚱보 돼지의 등에 보통체형의 작은 돼지가 올라타서 어디론가 떠나자고 말하는 듯한 작품. 작가는 자기도 모르게 타인에게 가하는 유·무형의 폭력을 그렸다.
    옥상은 지상과 하늘이 맞닿은 곳이다. 그곳에선 아침의 일출과 저녁의 일몰, 밤하늘의 달과 별을 만날 수 있다. 콘크리트로 대변되는 대도시 인프라가 광대무변하게 펼쳐지는 대자연과 합치하는 자리다. 이 공간에서 색동옷을 입은 거북이와 하늘하늘 흔들리는 연잎, 선글라스를 낀 고양이 등 온갖 형상의 작품이 노니는 것이다.
    김씨는 이곳을 전시공간으로 착안한 배경에 대해 "옥상에 처음 오른 순간 서울의 복잡함과 도회적 답답함을 조금도 찾을 수 없음을 발견했다"며 "드넓게 펼쳐진 하늘이 내려앉은 이곳은 내가 작품을 그려내야 할 캔버스였다"고 말한다.
    그가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떠올린 핵심단어는 '자연'. 자연과의 조화를 예술로 승화시켜 꾀함으로써 새로운 발견과 탄생을 메시지로 전하고 싶었다. 그렇다고 볼 때 평상시에는 무덤덤한 생활공간으로 외면받아온 옥상은 전시의 제목처럼 '하늘'로 탈바꿈하면서 멋진 창작공간으로 주목받게 됐다고 하겠다.

 

 

이기철의 '여행을 떠나요'


    ido@yna.co.kr